안녕하세요!
유럽에서의 꿈만 같던 두 달의 시간을 보내고 아직도 시차적응이 안돼 부엉이 생활을 하고 있는
서른살 어른이입니다.
작년 11월 말로 잘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2월까지 나름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자격증도 따고
또 원하는 회사에 취직도 했었는데, 5일 출근해보고 직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임용하던날 과감히 임용을 포기하고 나와버렸어요 ㅋㅋㅋ
공기업이었기에 남은 회사 생활은 안정적일 수 있었겠지만 직무에 대한 고민이 늘 있을 거라면
차라리 속 편히 하고 싶은 일을 하자라는 주의였거든요..
아무튼 번듯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니 밀려드는 공허함과 아쉬움도 분명 있어서..
1주일 간 밤새가며 두 달의 여행계획을 급 짜고 떠나게 된 유럽이었고,
그 가운데 우노트래블과 체크인유럽에서 제공해주신 감사한 이벤트에도 당첨이 되어서
3월 27일에 우노트래블의 박경훈 가이드(feat. 치킨무)님, 까를로 운전기사님과 함께
피렌체에서 로마 투어를 무료로 제공받아 다녀왔답니다.
여행기간이 갑작스레 길어지게 되었어요 ㅜㅜ
귀국하는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여행을 더 하게 되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투어 종료 후 한달 이내에 올려야 했네요ㅜ
본 후기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신났던 그 날의 투어후기를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 피렌체에서 로마 투어 일정(도시 이름만)
버거킹 Firenze S.M.N - 아씨씨 - 치비타 디 바뇨레조 - 로마
피렌체 산타마리아 노벨라 역 앞에 버거킹에서 7시에 출발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이날의 투어는 3인 가족(어머님, 아드님, 따님), 2인 모녀가족, 32살의 나홀로 여행객과 그리고 저로 이루어진
7명이었고,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은 수여서 저는 좋았답니다.
아씨씨로 가는 길에 휴게소에 잠깐 들러 맛있는 커피와 빵을 먹고 나오는 길,
어마어마한 프링글스를 보며 지름신이 강림할뻔 했지만...
배낭여행자인 저는 쉽사리 지르지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죠 ㅜㅜ
아씨씨로 가는 이 날의 길은 참 고요하고 아름다웠답니다.
날씨가 참 새파랗고 푸르고 하얗고... 유럽의 날씨는 정말이지 미세먼지 가득한 우리나라와는 비교불가예요ㅜㅜ
아씨씨에 도착해 마을 투어 전 지도 앞에서 열심히 설명해주시는 가이드님.
아씨씨는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에 속한 도시로, 움브리아주는 송로버섯(트러플)의 주산지라고 해요.
특히 아씨씨는 두 명의 성인을 배출한 곳으로 유명한데,
그 중 한 분이 바로 프란체스코 성인입니다.(다른 한 분은 클라라 성인이세요)
어렸을 적 부유하게 자란 그는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천덕꾸러기였으나
어머니가 그를 쇠사슬로 묶어 집에 가둬버렸고, 갇혀있던 그는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내다
하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전체가 프란체스코의 생애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어서 왠지 모르게 holy holy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아씨씨에서는 꼬무네 광장, 프란체스코 생가, 산타끼아라 성당을 방문했고,
점심 식사도 이곳에서 해결했습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이 따로 있었으나 가이드님 왈,
'아씨씨 1등 맛집의 오픈 시간을 앞당겨 그곳으로 안내하고자 한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저희는 분위기 좋은 한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아 저 치즈가 참 꼬릿꼬릿하니 맛났는데.. 리뷰를 쓰는 지금도 괜히 군침이 도네요.. 츄릅...
식사 후 프란체스코 성당에 방문해 성인을 기리는 방문객들과 함께 추도의 시간을 갖고,
다음 목적지인 치비타 디 바뇨레조로 향했습니다.
아, 아씨씨에서 자유시간을 1시간 정도 주셨었는데, 저는 이 자유시간이 참 좋더라구요.
마을 구석구석 돌아보며 이쁜 사진들도 많이 찍구요 ㅎㅎ
아씨씨에서의 관광을 잘 마치고, 치비타 디 바뇨레조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대관령 뺨치는 산길, 커브길들이 있어서 어르신들은 조금 멀미나실 수도 있겠다는...
쓸 데 없는 걱정과 함께 열심히 가고 있는데, 중간에 큰 호수가 나오기도 하고 경치는 끝내줬어요 !
치비타 디 바뇨레조는 '천공의 도시'라고 불리며, 가이드님은 로마의 그랜드 캐년이라고 부를 만큼
주변 환경이 매우 독특하고 멋졌어요.
우리나라의 '웰컴투 동막골'처럼 도시를 지었을 때는 워낙 깊은 곳에 있었어서
전쟁이 나도 모를 정도였었다고 하네요 ㅎㅎ
바뇨레조의 바뇨는 '욕조', 레조는 '작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래서 바뇨레조는 마을의 모양이 작은 욕조 같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저는 사실 치비타 디 바뇨레조는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조금 덜하다고 느꼈어요ㅜㅜ
이 곳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1~2가구 정도? 혹은 기간에 따라서는 아예 안계시기도 하다고 해서인지
마을 자체가 주는 느낌은 '죽은 도시' 같다는 느낌이었거든요.
마을이 크지 않아 이래저래 둘러보기에는 참 좋았고, 역사적으로 이 마을이 생겨나게 된 배경을 듣고나서
'이런 곳에 이렇게 지을 수 밖에 없었겠구나'하는 수긍은 갔지만요.
아침 일찍 오거나 해서 이렇게 안개가 잔뜩 낀 날씨라면 신비로움이 한층 더 하겠죠? ㅎㅎ
이 엽서 구매해서 로마에서 집으로 편지보낼걸 했나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ㅜㅜ
작은 동네여서 구석구석 돌아봤는데, 마을 밑으로는 이렇게 큰 동굴 같은 곳도 있어서
쭉 가봤어요 ~
반대편으로 나가니 아랫쪽 산길로 이어지더라구요.
가이드님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가오기도 하고, 또 산길은 위험해서 다시 되돌아가니
가이드님이 맛있는 커피도 대접해주셨답니다.
치비타 디 바뇨레조에서의 관광을 마치고, 이제 마지막 종착지인 로마로 열심히 달렸답니다.
아름다운 유럽의 석양이 끝나가는 투어의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계속해서 저희 차를 따라왔는데
달리는 차 안에서 카메라로 열심히 찍어도 나무나 고속도로 옆 벽들에 가려서 잘 안보이더라구요 ㅎㅎ
결국 눈에 열심히 담아왔답니다.
로마로 가는 길, 가이드님께서는 치킨무를 그렇게 찬양하시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는 마음 먹으면 500원에 쉽사리 구매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외국에 있는 이 분들에게는 정말이지 향수병의 대상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저도 한국에 귀국하면 양념치킨과 치킨무를 먹어야지라고 다짐하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 날의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우노트래블과 체크인유럽에서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배낭여행자인 저에게는 매우 뜻 깊은 시간이었답니다.
나중에 다시금 유럽을 방문하게 되면
우노트래블을 다시 이용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인연을 맺게 되어 참 좋았던 기회 ^^
특히 피렌체에서 로마로 이동하실 계획이라면,
개인 여행자들로서는 방문하기 힘든 이 두 도시를 여행하는
우노트래블의 본 투어상품을 이용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끝으로 사회복지를 전공한 제게 '복지야~'라며 궂은 농담을 마구 날리시던 경훈 가이드님 ㅋㅋㅋㅋ
친한 동네형처럼 자상하게 잘 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0
머나먼 땅에서 좋은 인연들과 함께 좋은 시간들 보내시길 바라며 건강하세요 ~~
더불어 체크인유럽과 우노트래블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